2012년 4월 3일 화요일

바카라와 블랙잭 2

감성과 이성의 차이를 잘 생각해보면, 바카라와 블랙잭을 이해할 수 있다.
  감성은 현실의 어떤 사건에 대한 민감한 능력으로, 어떤 경우엔 오히려 통계수학적 예측보다 정확한 경우도 많이 있다. 반면 이성은 특정 사건의 예외적 발생에 대해 민감하게 대처할 수는 없게 만들지만 지속적으로 적정선 이상의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겜블링에서도 바로 이러한 특성이 나타난다.
  바카라를 할 때 어떤 플레이어가 마치 신들린 듯이 맞추어 나갈 때가 있다. 그것이 그의 감성적 능력 때문이라면 그는 그 능력을 자주 보여주고 자주 승리할 것이다. 아마도 예술적 능력이 우수한 사람들, 가령 작가나 뮤지션, 연예인 같은 사람들이 바카라에 유리한 덕목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또한 순간적 사고 유연성이 높은 주식투자가나 혹은 재능 있는 사기꾼(?)들도 이런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일반인들도 가끔은 감성적으로 예리한 컨디션을 가지고 있을 때, 앞의 사람들보다 빈도는 적겠지만 그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성이 발달해 있다는 것은, 그로 인해 얻게 될 피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감성이 발달한 사람들은 그만큼 감정의 굴곡도 다른 사람에 비해 크기 마련이며, 일정한 감성적 컨디션을 유지한다는 일도 힘들기 때문이다.
  “미세한 초기 입력의 차이가 엄청난 결과적 차이를 초래한다”는 특성과 “전체적 패턴은 이해할 수 있지만 특정 부분의 정확성은 장담할 수 없다”는 특성을 가진 복잡성 이론을 대입해 보면, 우리는 바카라에서 잘 될 때는 한없이 잘 되다가도 안 될 때는 한없이 무너져버리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바카라에서 잃은 날을 잘 생각해보라. 나중에 보면 전체적인 그림의 패턴은 내가 예상한 것과 유사하지만, 부분 부분 내가 배팅한 곳에서는 간발의 차이로 번번히 실패하고 마는 현상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또한 특정 변칙(혹은 예측할 수 없었던 타이)이 일어난 곳을 중심으로 그 후의 패턴이 급격히 바뀌는 현상을 관찰해보라.
  이렇듯 감성에 의존해야만 하는 바카라는 잘 될 때는 한없이 잘 되지만, 무너질 때는 그 감성 때문에 한없이 무너지고 만다. 그렇기에 바카라는 블랙잭과 달리 1~2번 연속으로 맞추기 시작할 때부터 사정없이 맥시멈 배팅을 하고 커다란 패턴변화가 있기 전에 단기적 승부를 한 후 경기를 멈춰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감성적인 특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하면 결국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특히 감성이 발달한 사람들일 수록 패배할 때 더욱 무리한 배팅을 하게 될 것이므로 승리 횟수와 무관하게, 처참한 패배를 기록할 확률이 높은 게임이다. 또한 매번 동일하게 사용할 이성적인 자료가 없기 때문에 지속적 승리는 기대할 수 없다.
  바카라는 실로 정열적인 게임이다.
  바카라는 블랙잭이나 다른 도박에 비해 매우 빠르게 진행되며 선택지도 단순한다.
  또한 매우 정열적인 특성으로 인해 살인적인 맥시멈 배팅을 감행하기도 한다.
  빠르게 그리고 보다 많은 배팅액수 때문에 많은 겜블러들은 다른 도박에서 수없이 패배한 후에 바카라에 도전한다. 바카라는 결단코 단언하건데 죽음의 게임이다!
  그것에 빠지게 되면 이제 다른 도박은 쳐다보지도 않게 되기에 더더욱 위험하다.
  바로 이것이 내가 카지노를 방문했을 때, 바카라 다이에 몰려 있는 사람들을 보며 서글픔과 동정심을 느끼는 이유이며, 결국 최근의 이 기나긴 연재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급함과 정열로 인해 중국인과 한국인들이 특히 바카라에 열광한다.
  동양인들 중 가장 이성적인 일본인들은 오히려 블랙잭을 선호한다.
  아마도 많은 동양인 겜블러들이 자살하게 되는 것은 그들이 바카라를 선호하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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